제 가사가 대중 가요치고는 별로 친절한 편은 아닙니다. 저도 알고 있어요. 연애 이야기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전혀 연애담이 아닌데!) 가리나 프로젝트 1집은 “소통”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2집은 “성숙”에 대한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죠. 다른 가사들도 뒷이야기를 들려드릴 기회가 있다면 좋겠네요. 정말 뜻밖의 이야기였구나! 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게 가리나 프로젝트의 묘미 해석하시는 분들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수달의 노래는 그간 가리나 프로젝트의 노래 중에 가장 슬픈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노래 시작하면 맨 처음 나오는 얘기가… 살다보면 어디로부터 왔는지, 대충 어디로 가게될지 알고는 있지만, 얼마나 더 가게 될지, 언제 죽을지는 모르는게 인생이라는 내용이죠. 수달은 물에 떠 있고,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넘을 수 없는 사회 계층의 괴리감을 상징합니다. 저곳은 그저 멀기만 하다는 것도, 어차피 지금껏 흘러온 것은 내 맘대로 온 것이 아니다 라는 것도,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다소 염세적인 태도, 혹은 이미 어느 정도 포기해버린 마음… 자포자기 or 좋게 말하자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자세인거죠. 이 수달은 이미 젊은이는 아니예요. 밤과 떨어지는 별은 죽음을 묘사하는데, 이마저도 빛나는 달빛에 가려진다는 얘기는 주목받지 못하는 수달의 인생을 더욱 강조하는 부분이고, 결국 그렇게 수달은 떠납니다. 얕은 숨도 쉬지 않는다, 가벼워진 내가 떠난다는 것은 숨도 쉬지 않는 (죽은) 수달의 혼이 수달을 떠나는 것을 짧게 적은 것인데, 그렇게라도 하늘로 떠오르는게 수달에게는 마지막 해피엔딩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가사는 항상 짧아야 하다 보니까 축약하거나 간접적으로 여지를 많이 남기게 되는데요. 그래서 저 역시 정말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적게 됩니다만, 이런게 가사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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